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하나는 외부에서 들어온 균이나 미생물이 몸 안에서 증식하며 일으키는 감염이다. 감염을 일으키는 병원체에는 바이러스, 세균(박테리아), 진균(곰팡이), 기생충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세균성 감염은 병원 현장에서 특히 자주 등장한다.

그런데 세균의 이름은 대부분 그리스어 또는 라틴어에서 유래해, 생소하고 긴 이름이 많다. 의학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에게는 한국어로도 낯설게 느껴지며, 의사들은 환자에게 세균 이름을 직접 말하기보다 검사 결과나 약 처방에서 간접적으로 언급하거나, 환자가 이해하기 쉬운 축약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의료 통역 현장에서 자주 등장하는 세균 이름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1. Streptococcus (연쇄상구균)

한국어로 연쇄상구균 또는 연쇄알균이라고 번역되는 streptococcus는 다양한 맥락에서 매우 자주 등장하는 균이다.

먼저, 미국인에게는 친숙한 일상어인 ‘strep throat’은 한국어로 번역하면 ‘세균성 인두염’이라는 뜻인데, 여기서 strep이 streptococcus의 줄임말이다. 인후통(sore throat)이 있어 병원에 방문할 경우,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일반적인 감기가 아닌 세균성 감염이 의심되면 의사가 배양검사(culture)를 시행할 수 있다. 배양검사를 통해 세균성 감염인 것이 확인되면, 의사는 병원균에 맞게 항생제를 처방한다.

연쇄상구균이 등장하는 또 다른 맥락은 분만 및 출산과 관련한 것이다. B군 연쇄상구균이 성인에게는 별다른 증상을 일으키지 않을 수 있는 반면 신생아에게 감염되면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출산을 앞둔 산모는 B군 연쇄상구균 검사를 실시하게 된다. 이 검사는 면봉으로 질과 직장에서 검체를 채취하는 방법으로 임신 36~38주 사이에 실시된다. 그리고 산모에게서 균이 발견되는 경우 출산시 산모에게 정맥주사로 항생제를 투여하여 신생아로의 수직감염을 방지하게 된다. 이 검사를 GBS(Group B Streptococcus) 검사라고 한다.

한편, 고령자에게 권장되는 폐렴(pneumonia) 예방 접종은 Streptococcus pneumoniae, 즉 pneumococcus라고도 불리는 폐렴구균에 대한 예방 접종이다. 이를 단순히 폐렴 예방접종(pneumonia vaccine)으로 지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의료인에 따라 폐렴구균 예방접종(pneumococcus vaccine)이라고 지칭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두면 당황하지 않고 통역할 수 있다.

2. Staphylococcus (포도상구균)

연쇄상구균과 포도상구균은 한국어 이름과 영어 이름 모두 비슷해서 헷갈리기 쉽다. -coccus는 알이나 구 모양으로 동글동글하게 생겼다는 뜻이고, strepto-는 사슬 모양, staphylo-는 포도송이 모양이라는 뜻이다. 작은 알처럼 생긴 균이 사슬 모양을 이루고 있으면 연쇄상구균, 포도송이 모양을 이루고 있으면 포도상구균이라고 기억하면 쉽다.

포도상구균은 식중독이나 화농성 피부감염 등을 일으키는 균으로, 많은 경우 쉽게 치료된다고 한다. 그러나, 전신감염 등의 심각한 감염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포도상구균 감염을 ‘staph infection’이라고 지칭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한편, 포도상구균 감염과 관련하여 알아두어야 하는 단어 중에는 MRSA(Methicill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가 있다. 이는 ‘메티실린 내성 황색 포도상구균’이라는 뜻으로, 항생제가 듣지 않아 까다로운 세균 감염이다. 이를 MRSA라고 부르는 대신 ‘멀사’라고 발음하기 때문에 처음 들으면 당황하기 쉽다.

3. Helicobacter pylori (헬리코박터균)

헬리코박터균은 한국인에게 매우 친숙하고 흔한 세균이다. 위염·위궤양의 원인이 되며 심할 경우 위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이기도 하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이를 헬리코박터균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은 반면 영어로는 이를 H. pylori라고 부른다는 점을 알아두면 좋다. 여기서 ‘H’는 Helicobacter의 약자이다.

4. Mycobacteria (마이코박테리아)

마이코박테리아는 결핵(tuberculosis, TB)을 일으키는 결핵균(Mycobacterium tuberculosis)으로 가장 유명하다. 결핵 환자의 진단과 치료의 경우 결핵균의 전체 이름을 말하는 대신 단순히 tuberculosis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간혹가다가 ‘비결핵성 마이코박테리아(Non-tuberculous Mycobacteria, NTM)’이라는 표현이 등장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같은 마이코박테리아에 속하지만 결핵은 아닌 균이라는 뜻이다. NTM은 결핵과 비슷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지만, 전염력이 낮아 결핵처럼 공중보건 차원의 관리가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5. Escherichia coli (대장균)

마지막은 E. coli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대장균이다. 대장균은 건강한 사람의 대장에 정상적으로 서식하는 균이지만, O157 등 일부 균주가 설사나 복통, 혈변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요로감염(urinary tract infection, UTI)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세균이 대장균이라고 한다.

참고문헌

https://medlineplus.gov/lab-tests/strep-b-test/

https://www.mayoclinic.org/diseases-conditions/staph-infections/symptoms-causes/syc-20356221

https://my.clevelandclinic.org/health/diseases/16638-e-coli-infection

https://www.mountsinai.org/health-library/report/urinary-tract-inf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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